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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세계의 무게>를 쓴 뒤, 제 삶의 얼마나 많은 부분이 두 지점 사이에 존재하는지 더 깊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언어나 일처럼 눈에 잘 보이는 것뿐만 아니라, 훨씬 조용하고 쉽게 드러나지 않는 부분도 그렇습니다. 어느 한쪽에 고정되지 않고 시간과 장소, 상황에 따라 스펙트럼 위를 오가는 제 모습들입니다.
어떤 때는 한쪽에 더 가까이 다가가고, 또 어떤 때는 반대편을 통해 살아가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하지만 대부분은 다시 그 사이 어딘가로 돌아옵니다. 반드시 유교적 의미의 균형이나 조화를 추구해서라기보다, 무엇이든 극단에 서는 일은 외롭게 느껴지거나 혼자 감당하기에 너무 벅찰 때가 많기 때문입니다.
물론 모든 것에 스펙트럼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흡연자가 아니라 비흡연자인 것처럼 양자택일로 나뉘는 것도 있습니다. 그것은 두 지점 사이의 위치가 아니라 선택의 문제입니다.

이 시리즈에서는 진보와 전통, 기쁨과 슬픔, 이상과 현실, 연구자와 작가를 비롯해 하나의 범위 안에 존재하는 여러 주제를 돌아보려 합니다. 결론을 내리는 글이 아니라, 제가 어디에 서 있는지, 그리고 그 사이를 어떻게 지나가는지 조금 더 가까이 들여다보려는 작은 시도입니다.
이 조용한 탐색에 함께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어떤 의미에서는 저에 관한 이야기지만, 동시에 우리 모두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고 믿습니다. 삶의 양극단이 아니라, 그 사이 어딘가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